|다이한냐 나가미츠가, 토우카의 혼마루에 왔던, 그 첫날
<혼마루의 주인은 : 다이한냐 나가미츠를 어찌 생각했던가,>



다이한냐 나가미츠, 검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육백관의 현현. 그 검이, - 제 손에 들려 눈에 담겼을 때.
토우카는 가히 그 이름으로 명명 될 도신이라 - 생각하고야 말았다. 

 


제 손에 담는 검들은, 언제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토우카에게 있어 당연한 일이다.
제가 평생을 지낼지도 모르는 장소, 평생을 함께 할 지도 모르는 이들,
검들에게 있어서, 저는 처음으로 눈에 담는 인간, 처음으로 세상을 알려주는 이.
그리 생각하면, 이 인연을, 특별히 생각케 되고, 마치 실로 엮여 단단히 이어진  운명이라 생각케 된다.

사랑해 마지 않는, 애정을 담게되는 것. 무엇하나 순번 새길 수 없는 중함.


그 중에서도, 이제, 
제 손에 쥐어낸 이 검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겠지. 



"... 토우카,"

"그래,"




야만바기리의 목소리가, 상념에 삼켜지는 저를 일깨운다. 그가 저를 부름 할 정도로 생각이 너무 많았던가. 
토우카는 야만바기리의 부름에 응하곤, 들린 도신을 걸어내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목대에 걸쳐지는 태도의 긴 검신을, 시선에 두고서, 토우카는 야만바기리와 함께 두세발 뒤로 걸음 했다.

이로써 현현의 준비가 완벽해졌다.

 


비도, 바람도 불지 않는 온건한 날. 기상한 시간도 하나 흐트러짐 없는 언제나의 시간.
아침도, 점심도, 제게 체기 하나 줄 것 없는 평탄한 찬들 뿐이었지. 
이후의 컨디션도 야겐 토시로가 감탄할 정도의 만전의 상태다.


토우카에게 있어서는 당연히 그러해야할 일이었다. 
그럼, 당연히 그러해야지. 조금이라도 제가 계획한 것에 벗어난다면 오르는 신경성이,
토우카에게 있어서는 꽤나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으니.


언제나의 - 자연스러운 현현의 절차. 잘못된 것 하나 없는 완벽함. 


그럼에도, 제 심장, 깊숙한 단전, 폐의 호흡이 옥죄어오는 것은 어디에서 오는 까닭인가.
쿵 쿵, 쿵 , 종이 울리는 소리, 발 닿은 땅아래서 부터 스멀히 기어오르는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은채 저를 휘감았다.

 

무언가, 잘못 되었을턴데.

 

그 이상을 눈치챘다면, 당장에라도 현현을 멈추고, 새로이 날을 잡아야했다.

이상의 원인을 규명하고, 제하여, 

흐트러짐 없는, 실수하나 용납되지 않는 완벽한 상황을 만들면 그만이었다.

 

멈추자, 그 단 한마디면 모두가 납득할텐데, 어째선지 - 몸은 머릿속의 판단을 따라가지 않고,

입술을 떼어, 혀 위로 다른 단어들을 옮겨낼 기세다.

 

아,

이성의 깊숙한 곳에서는 - 지금의 현현을 멈추어야 한다 속삭이는 중에,
분명, 이것은 평화로이 지속되던 것들을 엉망으로 만드는 행위임을 알아버렸는데,

확신되는 불안감에 타들어가는 목은
생각이 행동으로 나오지 않은채, 제 불안감도 누구하나 눈치채지 못한 채로, 

 

토우카의 음성은 자연스럽게, 검신의 이름을 담아냈다.

 


-다이한냐 나가미츠,



아.

불러낸 이름과 함께 엄습하는 두려움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확신이.
제 눈에 앞으로 - 두 번 다시 존재치 않을 , 가장 아름다울 벚꽃의 무리를 선보였다. 







새하얀 , 연홍빛을 담은 색색의 벚꽃들은 방안을 가득히 했다. 
걸어진 도신은 사라져, 벚꽃새에서 걸음 올린 남자의 허리에 새하얀 검집에 채워졌다. 
검집과 닮은 은백의 머리칼, 발갛게 올라 봄을 품고 있는 눈매.



멈춰있는 숨으로, 그의 목소리가 귓가 가까이 서린다.


"처음 뵙겠어,"
나는 다이한냐 나가미츠. 단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현현의 첫 인사를 건네어 옴에, 

죄어오는 숨이, 토우카의 심장을 울렸다.
현현하지 말아야했어. 밀려오는 후회는 어찌할 수 없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제 감정을 최대한 죽이고서, 지금 제, 눈앞에 있는 이 검에게 특별함을 주지 말아야한다.
제 사사로운 감정에 흔들리는건 질색이었다. 

초기도도, 초기단도도 아니다, 수십의 검 중 한자루 에게 주는 그 특별함이.
이 혼마루를, 자신을, 얼마나 뒤흔들지. 언제나 한가지에 수십의 예상을 두는 토우카였다만, 

이번에는 일절 예상되는 것이 없었다. 그것이 제게, 얼마나 큰 불안감을 주는 것인지.


", ... 다이한냐 나가미츠. 이 혼마루에 현현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해요."



2022. 2. 8.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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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skin